
우주의 집 마당 한쪽에는
아주 작고 귀여운 정자가 하나 있어요.
처음부터 이렇게 작은 정자를 만들 생각은 아니었어요.
사실 제가 원했던 건
여름이면 시원하게 드러누워서 수박도 먹고,
한참을 뒹굴뒹굴할 수 있는 그런 정자였거든요.ㅎㅎ

그런데 우주의 집을 하나씩 꾸며가다 보니
크고 번듯한 정자보다는
조금 소담하고 소박한 모습이 이 공간에는 더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국 완성된 건
귀염뽀짝한 작은 사이즈의 정자.

오래 머물기 위한 거창한 공간이라기보다
마당을 구경하다가 잠깐 앉아 쉬고,
커피 한잔 들고 바람도 쐬고,
사진도 한 장 남길 수 있는
‘잠시 쉬어가는 정자’를 만들었습니다.
뭘 하나 더 놓을까,
덩굴을 조금 더 올릴까 계속 고민 중이지만
그래도 지금 모습도 꽤 마음에 듭니다. :)

우주의 집이 원래 오래된 집을 고쳐 만든 공간이다 보니
반듯하고 완벽하게 꾸며진 모습보다는
이렇게 하나씩 손을 보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오히려 우주의 집답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정자 앞을 보면
조금 생뚱맞은 분홍색 무언가(?)가 하나 있습니다.

이건 고양이 급식소예요. 🐈
어느 날 우주의 집 지붕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정말 크게 들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도대체 왜 이렇게 우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지붕에 찾아오던 고양이 삼순이가 아기 고양이 다섯 마리를 낳았더라고요.
조그마한 아기들이 지붕 위에 옹기종기 있는 게 너무 귀여워서
뭐라도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밥도 가져다주고 물도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직접 지붕까지 올라가서 챙겨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어요.
지붕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아래로,
그리고 이제는 아예 우주의 집 마당까지 내려와서 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마당을 보고 있으면
여기가 사람을 위한 카페인지
고양이들 놀이터인지 조금 헷갈릴 때가 있어요.ㅋㅋ

가끔은 정말
손님보다 고양이가 더 많이 와 있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당에서 뛰어다니고,
햇볕 아래 늘어져 있고,
정자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게 또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어요.

용인 처인구에서 마당 있는 카페를 찾아 우주의 집에 오셨다가
운이 좋으면 마당에서 삼순이 가족을 만날 수도 있어요.
다만 우주의 집은 고양이 카페가 아니라
아이들이 자유롭게 찾아왔다가 돌아가는 공간이라
항상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 :)

오래된 집과 작은 마당,
잠시 쉬어가는 조그마한 정자,
그리고 어느 날 지붕에서 시작해
마당의 식구처럼 자리 잡은 고양이들까지.
처음부터 계획했던 모습은 하나도 아닌데
이렇게 하나둘 이야기가 생기는 게
요즘 제가 좋아하는 우주의 집의 모습입니다.
정자도 아직 조금씩 꾸미는 중이고
삼순이 가족 이야기도 종종 남겨볼게요. 🏡🐈
